뜸들이던 광운대 역세권 개발 '속도'

허지윤 기자 2020. 10. 2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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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북권 최대 개발사업으로 꼽히는 '광운대 역세권'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2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광운대역세권 지구단위계획수립을 결정하고 다음달 20일까지 전략환경영향평가를 공람한다고 지난 22일 공고했다. 내달에는 5일 주민설명회도 연다.

환경영향평가는 개발사업의 인허가나 승인을 앞두고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미리 조사하고 예측 평가하는 것이다. 착공 전 마지막 관문 격이다. 광운대 역세권 개발이 가시화한 셈이다.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은 서울 노원구 월계동 85-7번지 일원 14만8166.1㎡ 규모에 달하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소유 철도·물류시설 용지와 국공유지에 업무·판매, 컨벤션, 영화관 등을 포함하는 최고 46층짜리 복합건물과 주상복합아파트 단지를 짓는 사업이다. 총 사업비만 2조6000억원에 달해 서울 동북권 최대 개발 사업으로 불린다.

이 사업은 오랜 시간 뜸을 들여왔다. 지난 2009년 서울시는 광운대역 일대 부지에 ‘도시계획변경 사전협상제도’를 도입하면서 개발을 시도했지만, 민간사업자 공모가 이뤄지지 않아 수년간 답보 상태였다. 이후 2017년 6월이 돼서야 코레일이 HDC현대산업개발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고, 이어 12월 사업협약을 체결했다. 당시 예상 착공 시점은 2019년이었으나 아직 첫삽을 뜨지 못했다.

광운대역세권 사업은 HDC현대산업개발 입장에서도 중요하다. 디벨로퍼(부동산 개발사업자)로의 성패를 가를 주요 시험대이기도 하다. HDC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최종 불발된 이후, 이 회사가 광운대역세권 개발로 반전을 꾀할 것이라는 관측이 잇따라 나오기도 했다.

지난달 아시아나 인수합병이 무산되자, HDC현산이 유상증자로 마련한 돈 3207억원을 광운대역세권개발사업 잔금 등 토지대 납부 등으로 투입할 수 있다는 예상이 증권가에서 잇따라 나왔다. HDC현산 관계자는 "현재 서울시, 코레일와 광운대역세권 개발과 관련해 면밀하게 협의 중"이라면서 "착공 시점은 내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광운대역세권 개발이 가시화하면서 이 일대 부동산시장 열기도 달아오르고 있다. 광운대역과 인접한 노원구 월계동 월계시영(미성·미륭·삼호3차) 등이 대표적이다.

국토교통부실거래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삼호3차 59.22㎡(10층)이 7억8800만원에 거래됐고, 미성 50.14㎡(11층)짜리 매물이 지난달 7억원에 거래되며 각각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미륭 51.48㎡(6층)도 지난달 최고가인 7억원에 거래됐다. 올해 1월만해도 5억원대(5억3300~5억9000만원)에 거래됐는데 6억원선을 돌파한 이후 7억원대가 된 것이다.

3930가구의 월계시영은 마포구 성산시영(3710가구)과 함께 ‘강북 재건축 최대어’로 꼽힌다. 작년 10월 예비안전진단에선 C등급으로 ‘재건축 불가’ 판정을 받은 이후 예비안전진단을 재추진하고 있다. 안전진단은 A~E등급으로 나뉘는데, A~C등급은 재건축 불가, D등급은 조건부 통과, E등급은 재건축 확정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C 노선 건설이라는 교통 호재와 지역 개발 등에 힘입어 이 지역 일대 부동산 가격이 당분간 강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광운대역세권개발과 GTX-C 노선 신설은 주거 환경을 개선하는 효과가 크기 때문에 집값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호재"라면서 "향후 서울 주택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더라도 이 지역은 이들 개발 호재로 더 오를 여지가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인근 장위뉴타운 사업과 함께 강북권에 신축 아파트 단지들이 조성되면서 시너지를 낼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개발 사업을 빨리 진행하는 것이 인근 집값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개발을 미루면 지역 주거환경이 더 낙후되면서 주민의 불편도 해소하지 못할 것"이라면서 "개발을 통해 서울 주요 거점지역으로 발전시키고 주택도 충분히 공급해야 중장기적으로 부동산 시장이 안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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