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흥, 업계 3위 도약 앞뒀지만..대우건설 인수 마무리 '험난'
[쿠키뉴스] 조계원 기자 =중흥그룹의 대우건설 인수가 7부 능선을 넘어섰다. 중흥그룹은 대우건설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며 확인 실사(Confirmatory DD)를 앞두고 있다. 다만 확인실사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특히 대우건설 노조를 중심으로 내부 직원들이 매각에 반대하고 있어 인수를 마무리하기까지 여전히 난관이 남아있다.
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중흥그룹은 대우건설의 매각 주체인 KDB인베스트먼트와 양해각서(MOU) 체결, 확인실사, 주식매매계약(SPA), 기업결합 신고 등을 신속하게 진행해 연내에 인수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인수 대상은 대우건설 주식 2억1093만1209주(지분율 50.75%)로 인수 입찰가는 2조1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중흥은 자산총액(2021년 기준) 9조2070억원으로, 대규모 부동산 개발능력을 갖춘 전문 건설 기업이다. 시장에서는 중흥이 주택 부문에서의 프리미엄 브랜드 파워와 해외사업, 플랜트에 정통한 대우건설을 품음으로써 양적인 측면과 함께 질적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인수를 마무리하기까지 넘어야 할 난관은 남아있다. 우선 확인 실사 과정이다. 확인 실사는 가격 조정을 초점을 맞추고 본실사에서 쟁점이 존재했거나 추가적으로 정밀 확인이 필요한 사항 등에 대해 수행하는 실사를 말한다. 최종 인수가는 확인 실사 결과에 따라 협의를 통해 결정된다.
확인 실사 과정에서 대규모 부실이 드러날 경우 거래가 깨질 수도 있다. 이번 매각은 실사를 통한 가격 조정폭을 입찰가의 3%로 제한하고 있다. 실사에서 추가 부실 규모가 6~700억원을 넘어갈 경우 중흥이 손해를 그대로 감내해야 한다. 계약을 취소할 경우 내야하는 이행금 500억원을 고려할 때 추가 부실이 1100~1200억원을 넘어가기 시작하면 계약이 취소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호반건설이 2018년 대우건설 인수를 포기한 것도 이러한 사례다. 당시 호반건설은 우선협상자로 선정에 따라 MOU를 체결한 직후 인수를 포기했다. 모로코 사피(SAFI) 복합화력발전소 현장에서 3000억원 규모의 잠재 손실이 드러난 영향이다.
노조를 중심으로 한 대우건설 직원들의 매각 반대 여론도 넘어야할 난관이다. 노조는 이번 매각을 졸속․특혜 매각으로 보고 있다. 노조는 단기간에 본입찰을 진행하고, 중흥건설에 입찰가 수정 기회를 제공한 점 등을 문제 삼고 있다. 일각에서는 노조를 중심으로 대우건설 직원들이 내부 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앞서 호반건설이 인수를 포기할 당시 대우건설 내부 움직임이 있었다는 음모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호반건설의 인수 포기를 유도하기 위해 해외 부실을 고의적으로 드러냈다는 음모론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대우건설은 국내 대표 건설사라는 프라이드가 있어, 중견업체에 인수되는 것을 반기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주인 없는 회사로 오랜 기간 운영된 점도 매각 반대 여론을 불러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중흥이 이러한 난관을 모두 넘어 대우건설 인수에 성공할 경우 건설업계에 일대 지각변동이 발생한다. 중흥은 시공능력평가 기준 업계 3위까지 단숨에 치고 올라간다. 지난해 시공능력평가액 기준으로 대우건설은 6위(8조4천132억원), 중흥토건은 15위(2조1천955억원), 중흥건설은 35위(1조2천709억원)다. 이들의 능력을 모두 합치면 삼성물산(20조8천461억원)과 현대건설(12조3천953억원)에 이은 3위 건설사(11조8천796억원)가 탄생하게 된다.
중흥 관계자는 “대규모 부동산 개발능력을 보유한 중흥의 강점과 우수한 주택 브랜드, 탁월한 건축· 토목·플랜트 시공 능력 및 맨 파워를 갖춘 대우건설의 강점이 결합하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건설 전문 그룹으로 한 단계 더 성장할 것으로 자신한다”고 말했다.
chok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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