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개수수료만 1억 낼라..'고가주택' 9억→15억 상향 검토

권화순 기자, 이소은 기자 2021. 8. 10. 05:3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MT리포트]뜨거운 감자, 중개수수료 (上)

[편집자주] 정부와 중개업계가 부동산 중개보수 개편을 이달내 결론 짓는다. 2014년 이후 7년만의 손질이다. 오른 집값 때문에 중개보수도 덩달아 뛰면서 여론은 낮춰야 한다는 쪽이다. 하지만 수익이 줄 수 있는 중개업계는 마냥 동의하기 어렵다. 이참에 중개서비스 산업의 질적 향상을 도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플랫폼 강자 직방의 중개업 진출도 시장의 판도를 바꿀 변수다. 중개보수를 둘러싼 이슈를 살펴봤다.

중개보수 고가주택 '9억→15억 상향' 검토..이달내 확정

정부가 부동산 중개보수(중개수수료) 최고 요율을 적용하는 '고가주택' 기준을 현행 9억원에서 최대 15억원으로 올리고 보수요율도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는 국민권익위원회가 올해 초 정부에 권고한 '12억원' 기준보다 높은 금액이다. 최근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11억원을 돌파한 만큼 중개보수를 실정에 맞게 개편하려는 취지로 해석된다. 12억원짜리 주택을 매매하면 최고 1000만원의 중개보수를 내야해 "부담이 크다"는 여론을 의식했다고 볼 수 있다.


◆고가주택 9억→최대 15억원으로 높이고 요율도 인하...7년만의 변경할듯

9일 중개업계 등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이달 안에 중개보수 체계 개편안을 확정하면서 고가주택 기준을 현행 9억원에서 최대 15억원으로 6억원 가량 올리는 방안을 업계와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부는 권익위가 권고한 12억원 기준도 함께 제시해 중개업계와 협의를 거쳐 고가주택 기준을 확정할 방침이다.

중개보수는 주택 매매시 거래금액(주택가격)에 0.6~0.9% 사이의 요율을 곱해 결정한다. 최고 요율인 0.9%를 적용하는 고가주택 기준은 9억원 이상이다. 2014년 고가주택을 기준을 6억원에서 9억원으로 올린 이후 약 7년동안 이 기준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KB부동산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11억5751만원이라서 고가주택 기준이 현실을 못 따라간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국토부는 고가주택 기준을 15억원 혹은 12억원으로 상향하면서 보수요율도 현행 '0.9% 이내 협의' 보다 낮추는 방안을 업계와 논의 중이다. 중개업계 관계자는 "12억원으로 할지 15억원으로 할지 확정한 것은 아니지만 최근 주택가격이 많이 올랐기 때문에 고가기준을 손 봐야 한다는 데는 업계에서 대체적으로 동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아파트 기준으로 평균 거래 금액이 11억원인데 최고 0.9% 요율을 적용하면 중개보수가 1000만원에 달한다. 현실적으로 0.9% 요율을 다 받는 공인중개사가 많지 않기 때문에 중개업계에서 고가주택 기준을 올리고 요율을 낮추는 방안게 크게 반대하지 않는 것으로 해석된다. 서울 만이 아닌 전국 기준으로 보면 고가주택이 전체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지 않다.

(성남=뉴스1) 민경석 기자= 사진은 22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의 공인중개사무소 모습. 2021.7.22/뉴스1


◆쟁점은 9억원 미만 수수료...업계-정부 입장 엇갈려 추가 논의 필요

다만 9억원 이하 요율도 인하할지 여부를 두고선 국토부와 업계 입장이 엇갈려 추가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집값이 대체적으로 다 올랐기 때문에 9억원 이하도 중개보수 부담을 낮춰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업계는 서울과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은 9억원 미만 주택이 대부분인데 요율을 낮출 경우 중개업자 수입이 줄어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정부와 업계는 요율 체계 개편과 함께 공인중개업 서비스의 질적향상과 발전 방안도 함께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중개업계에서는 절대평가 형식의 공인중개사 자격증 시험을 상대평가로 전환해 자격증 시험 '문턱'을 높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자격증 취득이 용이하다보니 '장롱면허'가 남발되고 개업 공인중개사가 11만명을 넘어서 서비스 질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정부와 업계는 추가 논의를 거쳐 이달 안에 공청회를 열어 구체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중개보수 요율은 법 개정 사항이 아니라서 국토부가 시행규칙을 개정하면 곧바로 시행이 가능하다.

압구정 현대2차 팔고·현대7차 샀더니 중개보수 1억..곳곳서 '불만'
10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 현대아파트.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이러다가 중개보수(중개수수료) 1억원 시대가 오는 거 아닌가요?"

지난 4월 80억원 신고가에 거래된 서울 강남구 압구정 현대7차 아파트 중개보수를 두고 나온 말이다. 재건축 조합 설립 직전에 이뤄진 전용 245.2㎡의 실거래 가격은 80억원으로 평당 1억원을 웃돌아 화제가 됐다. 역대급 거래금액에 중개보수도 상당할 것으로 추정됐다. 인근 중개업소에 알려진 이 아파트의 중개보수는 7920만원으로 8000만원에 육박했다. 9억원 이상 매매거래에 적용되는 중개보수 최고 요율 0.09%에 부가세를 추가할 경우 나오는 비용이다.

현대7차 아파트를 매수한 사람은 인근 현대2차 전용 160.29㎡를 신고가에 매도하기도 했다. 작은 평수에서 큰 평수로 갈아탄 것이다.
현대2차 거래금액은 42억5000만원으로 매도한 사람이 낸 중개보수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매수한 사람 기준으론 5375만원의 중개보수를 낸 것으로 업계에선 추정했다. 역시 최고요율 0.9%에 부가세를 포함해서다. 만약 현대2차를 팔고 현대7차를 산 사람이 추정한 금액대로 중개보수를 다 냈다면 7920만원에 5375만원을 더해 1억3295만원으로 중개보수만 1억원이 훌쩍 넘게 된다.


◆압구정 현대2차 5375만원+현대7차 7920만원=중개보수 총 1억3295만원.. 1억원 훌쩍 웃돌아

압구정 현대 아파트 중개보수는 '극단적'인 사례다. 하지만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뛰어 오르면서 '중개보수 1000만원' 시대가 열린 것은 사실이다. KB부동산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금액은 11억 5751만원이다. 시세 12억원 아파트 거래를 했다면 최고요율 적용시 중개보수를 1000만원을 내야 한다. 모든 중개사가 최고 요율을 적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요즘 같이 '매물'이 귀한 시점에선 중개보수도 ''부르는 게 값'이 될 수 있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요즘같이 매도자 우위 시장에서는 중개업소에서 매물 확보를 위해서 매도자에게는 낮은 중개보수를 받고 집을 사려는 사람에게는 높은 중개보수를 부르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매수자가 더 많은 중개보수를 내기 때문에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중개보수는 중개사와 매수·매도인 간 '협의요율'로 정해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최고 요율을 적용하는 9억원 이상 매매거래를 예로 들면 '0.9% 이내에서 협의' 하도록 돼 있다.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에게 중개보수를 받고 있는 것도 우리나라 중개보수 제도의 특징이다. 미국과 캐나다, 영국은 매도인이 중개보수를 내고, 독일과 일본은 매도인과 매수인 중에서 한 사람이 쌍방합의에 따라 중개보수를 부담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우리나라는 양쪽에서 다 중개보수를 내기 때문에 각각이 부담하는 중개보수 평균 금액은 다른 나라 대비 낮은 편이다.

◆집주인보다 세입자가 중개보수 더 내야 하는 현실..권익위는 "집만 보여줘도 수고비 줘야" 문제제기

매매와 전세시장의 중개보수 '역전' 현상도 이번에 개선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매매의 경우 거래금액에 따라 0.4~0.9%를 적용하고 있고 전세는 보증금 규모에 따라 0.3~0.8%를 적용한다. 최고요율 0.8%를 적용하는 고가 전세계약 기준은 6억원 이상이다. 그런데 최근엔 전세보증금이 크게 오르면서 최고요율을 적용하는 고가 전세 비중이 늘고 있다. 매매가격 6억원~9억원의 중개보수가 0.5%인데 6억원 이상 고가전세 중개보수는 0.8%여서 세입자가 집주인보다 중개보수를 더 내는 '역전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공인중개사가 "하는 일은 별로 없는데 과도한 보수를 받고 있다"는 지적도 많다. 매매가격이 급등해 중개보수가 자연스럽게 늘었는데 매매가격이 올랐다고 공인중개사가 추가로 하는 일이 없다는 얘기다. 반면 공인중개업계에선 "중개보수는 일종의 성공보수"라고 반박한다. 한건의 거래가 성사되기 위해 많게는 수십차례 같은 집을 소개해야 하기 때문이다. 거래가 실패하면 남는게 없다. 올해 초 국민권익위원회에서 "매매거래가 성사되지 않았더라도 집을 보여줬다면 수고비 차원의 일정 수수료를 적용할 수 있다"며 일종의 '발품비' 문제를 꺼낸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한 중개업계 관계자는 "이사나 도배업체를 소개해 준다거나 대출을 얼마 정도 받을 수 있는지 알아봐주는 등 다양한 서비스를 하고 있는데 마치 집만 보여주고 높은 수수료를 받는 것 처럼 알려져 억울한 측면이 있다"며 "최고요율 0.9%를 다 받는 중개업소도 많지 않다"고 해명했다.

[관련기사]☞ 여동생 성폭행 장면 묘사하자…감방 동료 살해한 오빠전현무, 10년 출연료만 399억…이혜성에 "편히 써" 카드 줬다남친 만나느라 사흘 집 비운 엄마…쓸쓸히 죽어간 3살 딸달수빈, 허리 드러낸 과감한 모노키니 룩…쭉 뻗은 각선미이수근 아내 박지연 "인생은 혼자"…의미심장 글 삭제, 무슨 일?
권화순 기자 firesoon@mt.co.kr, 이소은 기자 luckysso@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