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소득 꼬박 모아야 수도권에 내 집..1년 새 '1.2년' 늘어
[경향신문]
주택자가보유율 60.6%…전년 대비 0.6%P 낮아, 6년 만에 하락
생애 첫 내 집 마련도 7.7년으로…집값 폭등에 주거 불안 심화
수도권에 집을 사려면 연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8년을 모아야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애 최초 주택을 마련하는 데 소요되는 기간은 7.7년이었다.
13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0년 주거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주택 구매 때 비용 부담을 나타내는 ‘연소득 대비 주택가격배수(PIR)’는 수도권이 지난해 8.0배로 전년(6.8배)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전국 평균은 같은 기간 5.4배에서 5.5배로 소폭 상승했다.
PIR은 월급을 받아 한 푼도 안 쓰고 꼬박 모아 집을 장만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뜻한다. PIR이 6.8배에서 8.0배로 확대됐다는 것은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서 내 집을 마련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6.8년에서 8년으로 연장됐다는 뜻이다. 그간 5.7배에서 6.9배 사이를 오가던 수도권 PIR이 8.0배로 치솟은 것은 2006년 관련 조사가 시작된 이래 처음이다.
주택 자가보유율은 6년 만에 떨어졌다. 2020년 60.6%로 2019년 대비 0.6%포인트 하락했다. 2014년(58.0%)부터 유지되던 상승세가 꺾였다.
자가보유주택에 거주하는 비율을 나타내는 자가점유율 역시 57.9%로 전년 대비 0.1%포인트 하락했다.
생애 첫 내 집 마련까지 걸리는 기간도 더 길어졌다. 생애 최초 주택 마련 소요 연수는 지난해 7.7년으로 2019(6.9년)보다 늘었다. 2010년 8.5년을 기록한 뒤 2014년부터 6.9~7.1년 사이를 오갔지만 지난해 들어 큰 폭으로 기간이 늘어났다.
세입자들의 임대료 부담은 커졌다. 지난해 임차가구(세입자)의 ‘월소득 대비 월임대료 비율(RIR)’은 전국 기준 16.6%로 2019년보다 0.5%포인트 뛰었다. RIR은 2014년 20.3%로 정점을 기록한 뒤 낮아지다 2년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지난해 새 임대차보호법 시행에도 불구하고 임차가구의 평균 거주기간은 3.2년으로 2019년과 동일한 수준을 기록했다. 국토부는 “2020년에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초저금리 기조 등의 영향으로 집값과 임대료가 높아진 결과 PIR과 RIR이 상승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만 19~34세 미만 청년가구, 신혼부부 등 청년세대의 주거불안은 심화됐다. 청년가구 중 지하·반지하·옥탑 등 비주택 거주 가구 비중은 지난해 2.0%로 2019년(1.9%) 대비 0.1%포인트 증가했다. 최근 2년 내 이사 경험 유무를 의미하는 ‘주거이동률’에서도 청년가구는 지난해 82.2%를 기록해 집계가 시작된 2016년(80.3%)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혼부부의 경우 자가보유율과 자가점유율이 모두 50%를 밑돌았다. 지난해 신혼부부의 자가보유율은 48.5%로 2019년 대비 4.3%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자가점유율도 49.3%에서 46.1%로 3.2% 포인트 떨어졌다. 신혼부부의 주거이동률은 지난해 66.5%로 전년보다 4.6%포인트 증가했다.
만 65세 이상 고령가구는 75.4%가 자가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령가구 중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 비율은 2019년 3.9%에서 지난해 3.4%로 감소했다.
송진식 기자 truej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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