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벅차니 경기 인천 아파트 눈독"..주말 마다 투자원정 가는 2030세대

조성신 2021. 11. 4.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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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대비 서울 2030 매수 비율 급증
GTX 신도시 호재 지역 대거 매입
집값 하락 시 타격 불가피
"시장 소강상태 시 매수 신중해야"
경기도 시흥시 배곧신도시에 위치한 아파트 단지들 모습 [매경DB]
올해 아파트값이 급등한 경기·인천지역에 서울 거주자를 비롯한 외지인들의 원정투자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목할 점은 원정 투자자 중 상당수가 20~30대였다는 것이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대출), '빚투'(대출로 투자) 신조어를 대표하는 20∼30대의 매입이 두드러지면서 대출금리 인상, 시장 침체 등으로 아파트값이 하락할 경우 '하우스 푸어'(집을 보유한 가난한 사람)가 대거 양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3일 한국부동산의 월별 아파트 매매거래 통계 자료에 따르면, 올해 1~9월 경기도에서 매매거래된 아파트는 총 15만4637건으로, 이 중 서울 거주자가 매수한 건은 2만9207건(18.9%)였다. 이는 작년 1~9월 서울 거주자 매수 비율(15.6%)에 비해 3.3%포인트 높은 수치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값이 급등하면서 외곽지역까지 여파가 이어지자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낮고 규제가 덜한 수도권으로 매수 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경기지역의 경우 서울과 인접한 광역급행철도(GTX), 신도시 개발 등 각종 개발 호재가 겹친 곳에서 서울 거주자 원정투자 비율이 크게 늘었다. 서울 급등 이후 급히 투자처를 찾는 수요가 몰리면서 올해 경기도 아파트값 상승률은 서울 상승률을 크게 웃돌았다. 한국부동산원 집계를 보면 올해 들어 9월까지 경기도의 누적 아파트값 상승률은 18.92%로,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6.24%)의 3배를 웃돌았다.

개별 시도별로는 서울 거주자의 매입 비율이 작년 1∼9월 10% 정도였던 의왕시가 올해 15.1%로 높아졌다. 의왕시는 올해 아파트값이 33.99% 오르며 전국 시도 가운데 누적 상승률 1위를 기록 중이다.

GTX·신도시 건설 등의 호재가 있는 시흥시(누적 상승률 33.29%)도 서울 거주자 아파트 매입 비율이 16.5%로 늘었다. 군포시(29.29%), 안양시(27.06%)도 작년 대비 올해 서울 거주자 매수 비율이 각각 9.0%(11.2%→20.2%), 6.7%(15.7%→22.4%) 상승했다.

오산, 평택 등 비인기지역으로 분류됐던 수도권 서남부 지역에도 규제를 피해 투자하려는 서울 거주 원정투자자의 발길이 이어졌다. 오산시는 서울 매수자 비율이 지난해 5.3%에서 올해 10.1%로, 평택시는 6.1%에서 12.1%로 두 배 가량 늘었다.

서울과 맞닿은 구리시와 광명시의 경우 지난해 평균 28~29%에서 올해 각각 40.5%, 38.3%까지 치솟았다. 남양주시와 의정부시도 서울 사람 비율이 20%대에서 30%대로 높아졌다. GTX 신설과 바이오단지 개발 등으로 올해 아파트값이 30% 넘게 오른 인천 연수구도 지난해 한 자릿수(7.2%) 수준이었던 서울 사람 매수 비율이 10.8%로 늘었다.

이에 비해 과천시, 성남시 등 경기도 내에서도 상대적으로 집값이 비싼 지역은 서울 거주자 매수 비율이 오히려 감소했다. 과천시는 작년 26.4%에서 올해 23%로 줄었고, 같은 기간 성남 분당구도 15.0%에서 13.6%로 낮아졌다.

최근 주택거래가 감소했지만 2030세대의 매수행렬은 지속되고 있다. 올해 9월까지 서울 아파트의 2030 매수 비율은 평균 42%로, 작년 같은 기간(36%)보다 6%포인트 늘어나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인천 아파트는 2030 매수 비율 작년 1∼9월 25.7%에서 올해는 9월까지 33.2%로 높아졌고, 경기도는 28.9%에서 36.3%로 늘었다.

업계 전문가들은 정부의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여파로 주택시장에 조정기가 닥칠 경우 4050세대에 비해 뒤늦게 '패닉바잉'에 나선 2030세대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평생 내 집 마련을 못할 수 없다는 불안감에 고가라도 주택 매수에 나선 사례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집값이 조금만 떨어져도 차액에 대출 이자까지 예상 밖의 큰 손실을 볼 수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최근 강도높은 대출 규제로 주택시장이 소강상태에 접어들고 있는 만큼 주택 매수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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