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끝나도..서울 아파트 전세 공급 > 수요
[경향신문]
작년 새 임대차법 도입 이후 11월엔 한때 133.3까지 치솟아 ‘품귀’
겨울철 수요 안 늘어 ‘이례적’…계약갱신권으로 재계약 증가한 듯
내년 갱신 종료 후 이동 수요 대기…전셋값 하락할지는 ‘미지수’
전세를 구하려는 수요보다 세입자를 찾는 집주인이 많아지면서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가 약 2년2개월 만에 100 이하로 떨어졌다. 그동안 전셋값이 크게 오른 상황에서 매수심리 위축, 대출규제 등이 겹치면서 신규 전세 수요도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2월 1주(6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 시계열 자료를 보면,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99.1을 기록해 2019년 10월21일(99.9) 이후 약 2년2개월 만에 처음으로 기준선인 100 이하로 떨어졌다. 전세수급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낮을수록 전세 수요보다 공급이 많다는 뜻이다.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새 임대차법이 도입된 지난해 7월 말 이후 가파르게 올라 같은 해 11월 133.3까지 치솟았다. 전세 품귀현상과 더불어 신규 전세가격도 큰 폭으로 올랐다. 올해 들어 전세수급지수는 꾸준히 둔화하다 지난주 기준선까지 내려왔다.
겨울철은 통상 비수기로 분류되지만 11월 수능이 끝난 직후 전세 수요가 늘어나던 시장 상황과 비교하면 다소 이례적인 양상이다. 지난해 12월엔 전세수급지수가 129 안팎을 유지했고, 2019년에도 113까지 오르며 기준선을 웃돌았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수능이 끝났지만 예년처럼 전세를 찾는 문의가 늘지 않고 있다”며 “호가를 낮춘 전세 매물도 종종 나오는데 들어오겠다는 세입자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 권역별로 보면 도심권(100.0)과 서남권(100.4)을 제외하고 모두 전세수급지수가 100을 밑돌았다. 강남4구가 위치한 동남권(강남·서초·송파·강동구)의 경우 이번주 97.0을 기록해 4주 연속 공급이 더 많았다.
최근 서울 전세시장이 위축된 것은 지난해 계약갱신청구권이 포함된 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 신규 이동 수요가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동안 전셋값이 크게 뛴 데다, 최근 금융당국의 대출규제 강화와 금리 인상까지 겹치면서 전셋값을 감당하기 힘든 세입자들은 가능한 한 집주인과 협의해 재계약을 하는 등 이사를 자제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전세 매물도 쌓이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회사 ‘아실’에 따르면 10일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3만1375건으로 한 달 전(2만9930건)보다 4.8%(1445건) 늘어났다.
다만 아직 전셋값 하락을 점치기는 이르다. 내년 새 임대차법 시행 만 2년이 되는 시점에 계약갱신이 끝난 신규 매물이 쏟아질 수 있고, 서울 입주물량도 올해보다 줄면서 전세가격 불안 요인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주(98.0)보다 떨어진 96.4를 기록해 4주 연속 기준선을 밑돌았다. 매매가격과 전세가격 모두 고점에 달했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관망세가 짙어지는 것으로 해석된다.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도 99.2를 기록하며 지난해 6월22일(99.9) 이후 약 1년 반 만에 기준선 밑으로 하락했다. 부산(98.6), 대구(88.7), 울산(97.3), 세종(88.1), 전남(94.2) 등에서도 매수심리가 위축되며 기준선을 밑돌았다.
김희진·박상영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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