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완화 기대감에..은마아파트 호가, 한달 새 2억 올랐다

한은화 2022. 4. 4.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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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부동산 규제 완화 기대감에 재건축 대상 단지가 많은 서울 강남 등 주요 지역의 집값이 들썩이고 있다. 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으로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강동구를 합한 동남권 지역의 아파트값이 10주 만에 상승세로 전환했다. 전국 아파트값은 6주 만에 하락세를 멈췄다. 올해 들어 하락세를 이어가던 부동산 시장이 대선 이후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부동산 심판론’을 앞세워 당선된 윤 당선인이 규제 완화를 추진할수록 집값이 오르는 ‘부동산 딜레마’가 나타나고 있다.

대선 이후 재건축 기대감, 개포우성1차 51억 최고가 거래

주요 재건축 단지의 가격 상승세는 심상치 않다. 재건축 안전진단, 초과이익환수제, 분양가상한제와 같은 규제 완화 기대감에 일부 재건축 단지에서 최고가 경신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1983년 준공된 강남구 대치동 개포우성1차의 경우 50평대인 전용 158.54㎡(2층)가 지난달 19일 51억원에 최고가로 거래됐다. 직전 거래 가격인 34억5000만원(2019년 10월)과 비교하면 16억5000만원 올랐다.

주간 아파트값 변동률.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경우 전용 84㎡ 기준으로 호가가 27억~28억원 선으로, 지난 2월 25억5000만원(4층)에 거래됐던 것에서 2억원가량 올랐다.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은마아파트 값이 올해 들어 주춤했다가 대선 이후 직전 최고가 수준으로 호가가 바로 올랐다”며 “규제 완화와 더불어 재건축 진행 속도도 빨라진다고 하니 매수 문의는 많은데 집주인들은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으로 하락세를 멈추고 보합 전환하거나 상승세로 돌아선 주요 자치구가 속속 나오고 있다. 동남권의 경우 아파트값이 0.01% 올라 10주 만에 상승 전환했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 기대감에 용산구 아파트값도 0.01% 올라 9주 만에 상승 전환했고, 종로구는 집무실 이전에 따른 규제 완화 기대감에 10주 만에 하락을 멈췄다.

대선 이후 서울 매물 감소량 ‘톱5’.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규제 완화 기대감에 대선 이후 매물은 대폭 줄었다. 3일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아파트 실거래가)에 따르면 지난 9일 대선 이후 서울 아파트 매매 물량은 3일 기준으로 7.3%(10만2417→9만4992건) 줄었다. 송파구(-14.9%), 강남구(-12.6%), 서초구(-11.7%), 영등포구(-11.6%) 등 재건축 단지가 많은 자치구의 매물 감소 현상이 두드러졌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세율을 1년간 유예하면서 시중에 매물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도 있지만, 미미할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중장기적으로 양도세 중과 제도가 폐지될 것으로 보고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유거상 아실 대표는 “입지가 떨어지는 외곽의 매물은 5월까지 많이 나올 수 있겠지만, 다주택자들이 강남 등 알짜 매물은 내놓지 않고 버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규제 완화와 더불어 집값 안정화 방안이 함께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규제 완화가 가시화되면 집값이 더 자극될 수 있으니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금지 시점 조기화 등과 같은 안정화 조치를 함께 가져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은화 기자 onhwa@joongang.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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