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2년 내내 오른 강원 집값.. 집값 전망 여전히 전국 1위
교통호재도 한 몫..외지인 매매비율 40%
서울에 거주 중인 30대 후반 직장인 김모씨는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지난 2년간 강원도 속초를 매 주말 드나들었다. 웃돈 1000만원을 주고 2억8000만원에 매입한 속초의 한 아파트(84㎡)가 2018년 입주를 한 뒤 김씨의 주말 휴양지가 된 것이다. 이 아파트는 지난달 13일 7억2500만원(24층)에 거래돼 분양가의 2.7배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년간 강원도의 아파트값은 쉬지 않고 상승했다. 코로나19가 창궐했던 2년간 국내 관광지인 속초, 강릉 일대의 아파트가 세컨하우스로 주목을 받으면서다. 더군다나 구축이 대부분이었던 이 일대에 조망권을 확보한 브랜드 대단지가 등장하자 외지인은 물론 지역 거주자들의 수요도 몰렸다. 강원도는 전국의 아파트 시장이 침체된 최근에도 매매전망지수가 전국 1위를 기록해 앞으로도 상승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1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강원지역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지난달 106.1로 2020년 5월(93.4) 부터 24개월 간 멈추지 않고 올랐다. 2년간 상승률은 13.6%에 이른다. 주간 기준으로도 2020년 5월 둘째주부터 지난주까지 105주 연속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상승세를 이끈 곳은 속초였다. 속초의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는 지난달 116.4로 2년 전(95.6)보다 21.8% 상승했다. 속초에서 바다 조망권이 확보된 일부 단지에서는 최근까지도 신고가 경신을 거듭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아파트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속초 동명동 ‘속초디오션자이’ 전용면적 131㎡ 분양권은 지난 2월 최고가인 17억4008만원(40층)에 거래돼 화제를 모았다. 2020년 분양된 해당 평형의 분양가는 11억원대로 정당계약 한달 만에 완판된 바 있다. 직전 신고가는 지난해 5월 7일 계약된 16억9008만원(43층)이다.
속초시 동명동의 한 중개소는 “최근 17억원대 거래는 서울에 거주 중인 외지인의 거래”라며 “40층 이상으로 조망권이 확보된 대형 평수는 강원도 최고가에 거래되고 있다”고 했다.
강릉에서도 바다가 보이는 신축 아파트의 매수세가 거세다. 강릉 송정동의 송정아이파크 105㎡는 지난달 15일 7억6000만원, 같은 아파트 117㎡는 지난해 10월 5일 7억65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2017년 당시 분양가는 84㎡기준 2억8600만원이었는데 가장 최근 거래가는 6억2000만원에 달한다.
고준석 제이에듀 투자자문 대표는 “속초를 비롯한 강원도 일대에는 서울에서 별장, 투자용도로 사놓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며 “바다 조망이 가능하고 커뮤니티가 갖춰진 신축 브랜드 아파트가 구축까지 끌어올린 분위기”라고 했다.
전 정부가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에 강도높은 규제를 적용하면서 상대적으로 비규제지역인 강원지역에 외지인 투자가 집중된 것도 집값을 올린 요인이다. 실제 지난해 강원 지역 아파트 매매 거래(3만508건) 중 외지인 거래량은 39.7%(1만2112건)에 달했다.
부동산인포가 한국부동산원 매입자 거주지별 아파트 매매거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1년(2021년 4월~2022년 3월)간 서울 사람이 지방 중 아파트를 가장 많이 매입한 곳은 강원도로 총 3404채를 매입했다.
여기에는 교통호재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속초는 2017년 서울-양양고속도로 개통후 접근성이 대거 개선됐고, 강릉은 2018년 KTX강릉역이 개통된 덕을 봤다. 강원도 일대는 앞으로도 아파트 매매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강원도 아파트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지난달 기준 전국에서 가장 높은 107.4를 기록했다. 최고점이었던 지난해 10월(126.2)보다는 낮아졌지만 여전히 100을 넘어서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는 인식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한 때 신축이 없어 침체기를 겪었던 지역에서 상승세가 나타난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며 “올 하반기를 넘어가면 속초, 강릉 지방이 다시 관심을 끌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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