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벨로퍼로 변모하는 건설사들.. "시공만으론 먹고살기 힘들다"

김송이 기자 2022. 6. 7.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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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도시정비사업 시공권을 따내는 등 도급 위주로 사업을 진행하던 대형 건설사들이 직접 개발에 뛰어드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또다른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주택 도급은 건설사들의 전통적인 시장이지만, 일정 수준 이상의 시공능력을 가진 건설사 사이에서 더이상 차별화를 하기 어렵다"면서 "부지에 건물을 배치하고 시공하는 개발사업은 종합건설사들의 면모를 보여줄 수 있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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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도시정비사업 시공권을 따내는 등 도급 위주로 사업을 진행하던 대형 건설사들이 직접 개발에 뛰어드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부지를 확보해 시행까지 총괄하는 디벨로퍼가 되면 감당해야 할 위험이 커지지만, 사업이 잘 될 경우 수익도 커진다. 디벨로퍼로 변신하려는 이들의 시도가 성공할지 주목된다.

배당에 나선 삼성물산(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현대건설·GS건설·DL이앤씨 CI / 각 건설사 제공

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1위인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최근 한국부동산개발협회(KODA) 신규 회원사로 가입했다. 부동산개발협회는 디벨로퍼 업계의 권익 향상을 위해 지난 2005년 창립된 단체로, 회원사가 되면 개발사업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그동안 개발협회 회원사 중에는 중견 건설사가 많았다. 한신공영, 동부건설, 우미건설, 대방건설, 서희건설, 한라 등이다. 대형건설사 중에서는 대우건설이 2010년 처음으로 회원사가 됐고, 포스코건설이 2014년 가입한 후에는 한동안 대형건설사의 발길이 끊겼다.

상황은 재작년부터 달라지기 시작했다. 재작년 롯데건설과 GS건설이 부동산개발협회에 가입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현대건설과 현대엔진니어링이 회원사가 됐다. 한화건설도 지난해 부동산개발협회 회원이 됐다. 부동산개발협회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 기업 중 DL이앤씨, SK에코플랜트, HDC현대산업개발 등만 아직 비회원사다.

한화 컨소시엄의 서울 잠실 스포츠·마이스(MICE) 복합공간 조성사업 조감도. 한화건설은 지난해 한국부동산개발협회에 가입한 후 컨소시엄 형태로 이 사업을 수주했다. /서울시 제공

실제 대형 건설사들은 최근 들어 굵직한 개발사업을 연달아 따내고 있다. 한화건설은 수서역 환승센터, 잠실 스포츠·마이스 복합개발 사업 등의 개발사업을 하나둘 수주하고 있다. 지난해 강남 르메르디앙호텔, 이마트 가양점 등을 연달아 인수해 개발사업을 추진 중인 현대건설은 최근 인천 검암플라자 복합개발사업 수주를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DL이앤씨도 가시적인 성과를 잇달아 내고 있다. DL이앤씨는 지난해 15% 수준이던 자체 사업 비중을 오는 2023년까지 30%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DL이앤씨는 지난달 28일 서울 관악구 관악산(서울대)역부터 영등포구 샛강역을 연결하는 총 7.8㎞ 길이의 신림선을 개통시켰다. 신림선은 DL이앤씨가 ‘수익형 민간투자(BTO)’ 방식으로 추진한 디벨로퍼 사업이다. 올 초에는 터키 차나칼레대교 개통에 성공했다.

개발 사업을 위해 자산운용사와도 협업 중이다. 롯데건설은 디벨로퍼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지난달 25일 케이클라비스자산운용과 ‘부동산개발 투자펀드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부동산 개발 전문 투자펀드를 조성해 신규 부동산 개발 사업 기회를 적극적으로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건설사들이 디벨로퍼로 변모하는 이유로는 높은 마진이 기대된다는 점이 첫 손에 꼽힌다. 디벨로퍼는 사업부지 매입부터 기획, 인·허가, 개발, 시공, 분양, 사후관리까지 총괄한다. 공사비로 계약하는 단순도급에 비해 높은 마진을 올릴 수도 있다. 단, 시장환경이나 규제 등에 따른 위험도 감수해야 한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단순 도급 사업은 경기나 정책 변화에 큰 영향을 받아 수익성에 한계가 있다”면서 “개발 사업은 위험 부담도 있지만, 사업 성공시 수익률이 높고 대형 건설사일수록 개발 업무를 함께할 기업 관계사가 많아 사업을 진행하는 데에도 용이하다”고 했다.

앞으로도 시행까지 직접 하는 건설사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또다른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주택 도급은 건설사들의 전통적인 시장이지만, 일정 수준 이상의 시공능력을 가진 건설사 사이에서 더이상 차별화를 하기 어렵다”면서 “부지에 건물을 배치하고 시공하는 개발사업은 종합건설사들의 면모를 보여줄 수 있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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