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폭탄 피하자".. 다시 고개 든 아파트 증여

김송이 기자 2022. 6. 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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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잠잠했던 아파트 증여 열풍이 다시 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일 전 증여를 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지난달 증여에 의한 집합건물(아파트, 빌라, 오피스텔 등) 소유권 이전 등기를 신청한 건수는 올 초의 2배에 달했다.

21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달 서울에서 증여에 의한 집합건물 소유권이전등기를 신청한 건수는 지난 20일 기준 1534건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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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잠잠했던 아파트 증여 열풍이 다시 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일 전 증여를 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지난달 증여에 의한 집합건물(아파트, 빌라, 오피스텔 등) 소유권 이전 등기를 신청한 건수는 올 초의 2배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고가 아파트가 몰린 지역을 위주로 증여 움직임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서울 강북구 북서울꿈의숲에서 바라본 노원구 아파트 단지의 모습. /뉴스1

21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달 서울에서 증여에 의한 집합건물 소유권이전등기를 신청한 건수는 지난 20일 기준 1534건으로 집계됐다. 신고 기한이 열흘 남은 만큼 이 수치는 더 커질 전망이다.

작년 하반기 내내 감소하던 증여 건수는 올해 들어 다시 늘기 시작했다. 증여에 의한 집합건물 소유권이전등기 건수는 작년 4월 2980건으로 연중 최고치를 찍은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올해 들어서는 1월 813건, 2월 852건, 3월 942건, 4월 1792건 등으로 3개월 연속 늘고 있다.

증여 움직임은 15억원 이상 초고가 아파트가 많은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에서 두드러졌다. 강남구 아파트 증여 거래는 1월 55건에서 4월 207건으로 4배 가까이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서초구는 37건에서 109건으로, 송파구는 68건에서 178건으로 각각 증가했다.

다른 수도권 지역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지난 4월 경기에서 증여에 의한 집합건물 소유권 이전 등기를 신청한 경우는 1755건으로, 지난 1월(853건)의 약 2배에 달했다. 같은 기간 인천은 246건에서 415건으로 늘었다. 올초 200건대를 유지하던 인천의 집합건물 증여 건수는 4월 들어 급증했다.

전체 아파트 거래에서 증여가 차지하는 비율도 증가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4월 거래된 서울 아파트 전체 3508건 중 812건이 증여 거래인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거래 중 약 23%로, 해당 통계 집계 시작 이래 작년 3월(24.2%)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2분기 들어 아파트 증여가 급증한 이유로는 ‘세금 절감’이 꼽힌다. 지난 3월 정부는 공시가격을 발표하면서 1주택자에 한해 지난해 공시가격을 적용해 세 부담을 줄여주기로 했다. 그러나 다주택자는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높아진 공시가격을 적용 받는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6월 1일인 재산세 과세 기준일을 앞두고 종합부동산세를 줄이기 위한 가족 간 증여가 4월부터 활발해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 조치가 한시적으로 시행돼 매매를 택할 유인도 있지만, 증여를 통해 종부세를 줄이려는 사람도 많았던 것”이라고 했다.

고준석 제이에튜 투자자문 대표는 “양도세 중과 배제 조치가 이뤄졌다 해도 각종 세금 측면에서 어차피 자식에게 재산을 증여해줄 사람에게는 집을 매도해 현금을 증여하는 것보다 아파트 자체를 증여하는 게 이득”이라며 “특히 강남 아파트 등 팔기 싫은 자산을 여러 개 가진 사람들이 증여한 것 같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증여 움직임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고 대표는 “고가 아파트를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증여를 통한 부의 이전은 절세의 한 방법으로 통하고 있다”면서 “매매가가 낮은 아파트는 굳이 증여하지 않아도 되지만, 가격대가 높은 아파트를 중심으로 증여 움직임은 꾸준히 일어날 것”이라고 했다.

박 교수는 “하반기 부동산의 중요 변수는 금리인상”이라며 “금리인상으로 집값이 일정 부분 조정을 받아 시세가 낮아지면, 증여 과정에서 발생하는 세금도 줄어든다. 거기다 강남 3구 등의 노른자 아파트를 팔면 대출 규제 등으로 다시 매매하기가 어려운 만큼 똘똘한 한채를 중심으로 증여 움직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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