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아파트 급랭, 공공은 갈수록 로또.. 청약 양극화
서울 강북 등 '할인 분양'도 등장
공공청약에 몰리며 세자릿수 경쟁
"분양가 상한제 개편, 양극화 심화"
이달 초 부산 강서구 ‘강서자이 에코델타’ 1순위 청약은 132가구 모집에 1만5163명이 몰려 평균 114대1 경쟁률을 기록했다. 부산에서 진행된 역대 공공분양 아파트 중 가장 높은 경쟁률이다. 정부가 스마트시티로 개발하는 에코델타시티에 들어서는 이 아파트는 3.3㎡당 평균 분양가가 1388만원으로 부산 지역 민간 아파트 분양가(3.3㎡당 1900만원대)보다 훨씬 저렴하다. 부산에 사는 무주택자 이모(33)씨는 “공공분양 아파트는 청약 조건이 까다롭지만, 민간 단지보다 분양가가 2억원 정도 싼 것 같다”며 “요즘 대출금리 생각하면 무주택자에겐 공공분양 당첨 말고는 답이 없다”고 말했다.
시중 대출금리가 치솟으면서 최근 청약 시장에서 ‘마지막 로또’라 불리는 공공분양 아파트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신규 분양 아파트는 통상 주변 시세보다 저렴해 인기가 높았지만, 금융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민간 아파트보다 분양가가 더 저렴한 공공분양 단지에 수요자가 몰리는 것이다. 또한 정부의 분양가 상한제 개편 방안으로 민간 재건축·재개발 아파트의 분양가가 더 오를 가능성이 큰 것도 공공분양 아파트의 인기를 거들고 있다.
◇청약 열기 식었지만, 공공분양엔 인파 몰려
지난 2~3년간 과열 양상을 보였던 아파트 청약 시장은 최근 열기가 한풀 꺾였다. 부동산 정보 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6월 23일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청약 경쟁률은 29.7대1로 작년(124.7대1)의 4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전국 아파트 평균 청약 경쟁률도 지난해 18.2대1에서 올해는 14대1로 낮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공공분양 아파트엔 수만 명의 청약자가 몰리고 있다. 지난달 경기도 시흥에 공급된 ‘e편한세상 시흥장현 퍼스트베뉴’의 1순위 청약엔 67가구 모집에 1만2726명이 신청, 189.9대1 경쟁률을 보였다. 지난 2월 임대에서 분양으로 전환한 세종시 ‘도램마을 13단지 중흥S클래스 그린카운티’ 일반공급 청약은 3511.4대1의 기록적인 경쟁률로 마감됐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 등이 공공택지에 공급하는 공공분양 아파트는 민간 아파트보다 청약 기준이 엄격하다. 무주택자 조건은 기본이고, 부동산이나 자동차 보유 등 자산·소득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하지만 주변 아파트 시세보다 분양가가 워낙 저렴한 것이 인기 요인이다. e편한세상 시흥장현의 경우 전용면적 84㎡ 분양가가 4억7000만원대로 주변 신축 아파트보다 2억~3억원 정도 저렴하다.
◇고분양가 단지 외면… 서울에서도 ‘할인 분양’
반면 수요자들 사이에서 고분양가 지적을 받은 민간 아파트는 저조한 청약 접수에다 계약 포기까지 속출하면서 분양에 애를 먹고 있다. ‘청약 불패’로 통하던 서울에서도 미분양 물량을 없애기 위해 ‘할인 분양’을 내건 단지가 등장했다. 서울 강북구 ‘칸타빌 수유팰리스’는 3월 청약 때 전체 가구의 90%가 미분양으로 남았고, 세 차례 무순위 청약에도 물량을 소진하지 못하자 분양가를 15% 할인하기로 했다. 민간임대 후 일반분양을 진행 중인 경기 남양주시 도농동 ‘부영 애시앙’은 지난달까지 잔금 납부를 한 분양자에 대해 2000만원 할인 혜택을 내걸기도 했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분양가 상한제 개편으로 민간분양 아파트 가격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청약 수요자의 공공분양 쏠림 현상이 더 심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공공 택지지구와 도심 재건축·재개발 아파트의 분양가 차이가 더욱 벌어질 수 있다”며 “무주택 실수요자라면 GTX 등 교통망 개선이 예정된 공공택지 내 청약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을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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