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매물 회수요? 아직은 좀.." 영끌·빚투 속 주택시장 '눈치싸움' 치열

신현우 기자 2022. 7. 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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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다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중과를 폐지하기로 하면서 시장에서 매물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실제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시장에서 '보유'와 '매도' 신호가 엇갈린 상황에서 금리 부담이 절세보다 더 강하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문제는 금리 상승 앞에서 장사가 없을 것으로 보이는데 매물 회수가 오래 못 가지 않고 다시 매물이 늘 것으로 판단된다"며 "특히 부동산 시장의 약세 흐름은 바꾸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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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부세 중과 폐지 따른 매물 회수 일부 있지만 크지 않아"
"장기적으로 매물 더 늘어날 가능성 있어"..약세 기조 유지
전국 '대장주' 아파트값이 2년 2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25일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7월 'KB선도아파트 50지수'(이하 선도50지수)는 101.18을 기록, 직전 6월 101.42보다 0.24포인트(p) 하락했다. 선도 50지수가 전월 대비 하락한 것은 2020년 5월(-0.64%) 이후 2년 2개월 만에 처음이다. 사진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63아트에서 바라본 도심 아파트 모습. 2022.7.25/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신현우 기자 = “영끌(영혼까지 끌어 대출)·빚투(빚내서 투자)한 사람의 경우 세금 부담 문제보다 금리 인상 압박이 더 커 매물을 쉽게 거두지 못하고 있어요. 가격 하락 문제가 여전한 상황에서 지금이라도 차익을 실현하려는 사람이 있어 매물이 큰 폭으로 줄지 않는 것 같아요.”(서울 강남구 소재 A공인 중개업소 관계자)

정부가 다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중과를 폐지하기로 하면서 시장에서 매물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실제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시장에서 ‘보유’와 ‘매도’ 신호가 엇갈린 상황에서 금리 부담이 절세보다 더 강하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집주인들이 매물 회수에 들어갈 수 있지만 장기적이지 않을 것이고, 약세 기조가 바뀌기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주택 매수심리 냉각으로 거래 절벽이 지속되면서 집값 하락은 여전하다.

앞서 정부는 지난 21일 다주택자가 부담하는 종부세 중과세율을 일괄 폐지하고, 각자가 보유한 자산 규모에 따라 세금을 매기기로 한 '2022년 세제개편안'을 심의·의결했다.

26일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물건은 총 6만2709개로, 전주(18일·6만2736개)와 비슷한 수준이다. 종부세 중과 폐지로 다주택자 등이 매물을 거둘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현장에서는 일부만 매물을 거둔 상태라고 설명했다.

서울 강북구 소재 B공인 중개업소 관계자는 “다주택자의 절세용 매물이 소폭 줄었으나 기존 영끌족 등의 매물은 그대로인 상태라 변동폭이 크지 않다”며 “금리가 올라가고 있어 당장 매물을 거둔 사람일지라도 다시 매물을 내놓을 확률이 높다”고 귀띔했다.

인근 지역 C공인 중개업소 관계자는 “(부채) 상환 부담에 똘똘한 한 채를 남기고 싶어도 보유하고 있는 나머지 주택이 팔릴 가능성이 작아 집주인들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실정”이라며 “매물 회수가 있다고 아직 단적으로 말할 수 없는데 오히려 적정 가격을 놓고 (매도·매수자 간) 눈치싸움만 더 치열해졌다”고 강조했다.

매물이 일시적으로 줄어들 수 있지만 다시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왔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한쪽에서는 매도 신호가, 다른 한쪽에서는 보유 신호가 각각 나오는 상황인데 집주인들의 고민이 깊을 것”이라며 “일각에서는 절세 등을 위한 매도 보류 심리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문제는 금리 상승 앞에서 장사가 없을 것으로 보이는데 매물 회수가 오래 못 가지 않고 다시 매물이 늘 것으로 판단된다”며 “특히 부동산 시장의 약세 흐름은 바꾸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매수 심리냉각은 확산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8일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 지수는 91.5로 전주 대비 0.6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2019년 11월 18일(90.3) 이후 최저치다. 매매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이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점수화한 수치로 0~200 사이의 점수로 나타낸다. 기준치인 100보다 아래로 내려갈수록 집을 팔 사람이 살 사람보다 많다는 의미다.

가격 하락도 동반하고 있다. 특히 대장주로 꼽히는 아파트마저 비슷한 모습이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이달 전국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5억6083만원으로 지난달보다 101만원 떨어졌다. 같은 달 KB선도아파트 50지수는 101.18로, 전달대비 0.24포인트(p) 하락했다. 선도 50지수는 매년 전국 시가총액 상위 50개 단지를 선정해 시가총액 변동률을 지수화한 것이다.

일부 전문가는 정부 세제 개편에 따른 부동산 거래 활성화는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우선 정부가 내놓은 (종부세) 개편안대로 모두 이뤄지지 않을 수 있는데 시장에서는 적정한 가격에 매도할 수 없다면 일단 기다려보자는 사람도 생겼다”며 “과거와 달리 절세 효과를 노린 추가 매수 문의도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hwsh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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