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서울 중심축 변동"vs"경기침체 변수"..'용산정비창' 엇갈린 시선

신현우 기자,박승주 기자 2022. 7. 27. 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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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 기대감에 중개업소 고객 문의 이어져
각종 호재 선반영돼 가격 오름 크지 않을 수도
서울 용산 정비창 부지의 모습. 2022.7.26/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신현우 기자,박승주 기자 = "좌초됐던 용산 정비창이 새롭게 개발돼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땅주인인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이 사업시행자로 나서는 만큼 (사업) 초기 진행 부담을 줄일 수 있어 장기적으로 용산이 서울의 중심이 될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서울 용산구 한강로동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

‘금싸라기 땅’으로 불리는 서울 용산 정비창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향후 이 지역 부동산 시장을 놓고 다양한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선 서울의 부동산 중심축이 강남에서 용산으로 이전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으론 글로벌 금융위기로 한차례 좌초됐던 사업인 만큼 경기 침체 시기에 장밋빛 미래만 그려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용산의 경우 매물 자체가 귀한 데다 이미 다양한 호재가 가격에 선 반영돼 추가적인 가격 오름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현지 중개업계는 분석했다.

앞서 서울시는 용산 정비창 일대를 ‘입지규제최소구역’으로 지정해 용적률 1500%가 넘는 초고층 건물이 들어서도록 하고, 글로벌 하이테크 기업이 입주하고 싶어 하는 아시아의 실리콘밸리로 만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용산 정비창 부지는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 일대에 있으며 여의도공원의 2배·서울광장의 40배에 달하는 규모다. 서울에 마지막으로 남은 대규모 가용지지만 지난 2013년 용산국제업무지구 도시개발사업이 최종 무산된 이후 10년째 방치돼왔다.

서울 용산 정비창 부지의 모습. 2022.7.26/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지난 26일 찾은 서울 용산구 일대 공인중개업소. 용산 정비창 개발 계획 발표에 따른 부동산 시장 영향을 묻는 고객 전화가 이어졌다. 이들 대부분은 내놓은 매물 가격을 올릴 수 있는지, 매수할 물건은 있는지 등을 물었다.

현장에서는 용산 정비창 개발을 놓고 시선이 엇갈렸다. 서울 용산구 한강로동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용산 정비창 개발은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사태 이후 시행사의 자금 조달 문제 등으로 한차례 무산됐는데 개발 청사진이 공개된 시점이 경기 침체에 당면한 상황이라 당황스럽다”며 “개발 완료 시점까지 상당한 기간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사업을 마냥 낙관할 수는 없다”고 귀띔했다.

그는 “현지 부동산 시장에서도 전망이 엇갈리는데 고객들이 문의할 경우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악재 등에 대한 얘기도 많이 한다”며 “개발 일정 등을 고려할 경우 상당한 여유 자금이 없다면 무리하지 말라고 조언하는 사람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근 지역 C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용산 정비창 개발이 지역 부동산 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는데 문제는 투자할 물건을 찾는 게 쉽지 않다”며 “다양한 호재가 이미 반영돼 가격도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용산구의 아파트 매매 물량은 줄었다.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서울 용산구 아파트 매매 물량은 1195개로, 전달(6월 26일·1234개)보다 소폭 줄었다. 반면 가격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이달 용산구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20포인트 올랐다.

전문가들은 용산 정비창 개발 계획 발표가 지역 부동산 시장에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경기침체에 따른 사업 지연 등의 위험 요소에 노출될 수 있다고도 전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용산은 용산공원 조성, 이촌동과 보광동 일대의 대규모 정비사업, 대통령 집무실 이전 외에도 미개발지였던 용산정비창 국제업무지구 개발 재계가 본격화되며 겹호재를 맞고 있다”며 “강북 도심 내 자족기능 역할이 기대되고 다용도 복합개발을 통해 서울 도심의 앵커 역할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개발이 구체화된다면 서울 거점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장기적으로 용산공원 등의 개발과 연계될 경우 서울 (부동산) 중심축이 이곳으로 바뀔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코레일과 SH공사(서울주택도시공사)가 공동사업시행자로 나서는 만큼 땅과 인허가 문제 등 초기 사업 진행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내년 경기 상황이 예상보다 안 좋아져 위험이 확대될 경우 금융 문제로 인한 착공 후 사업 지연도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서울시는 용산 정비창 사업의 기반설비가 오는 2027년 하반기에 설치 완료되는 만큼 분양은 2027~2028년에 가능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 경우 입주는 약 2030년 이후 가능하다.

hwsh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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